오늘의 묵상

(05/12) '내일 일은 내일에 — 화요일 아침의 한 줄' (마태복음 6:34)

매일QT3개월 전0
📖 오늘의 본문 — 마태복음 6:31-34 (개역개정)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 묵상 도우미 화요일 아침입니다. 어제 월요일은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어쩌면 출근하자마자 회의가 줄지어 잡혀 있어서 정신없이 하루를 흘려보내셨을지도 모르겠고, 어쩌면 책상 위에 한꺼번에 쌓인 한 주치 일감을 보고 가슴이 한 번 묵직해지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화요일 아침, 본격적으로 그 일감 더미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자리에 서 있지요. 화요일이 묘하게 무거운 까닭을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월요일의 어수선함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한 주가 아직 한참 남아 있다는 사실이 어깨에 새로 얹히는 날이지요. 게다가 오늘 손에 펼친 문서는 한 페이지일 뿐인데, 머릿속에서는 이미 목요일의 회의 자료, 금요일의 보고서, 다음 주 월요일의 발표까지 차례로 떠올라 줄을 서고 있습니다. 정작 오늘 처리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는데, 마음만 먼저 내일과 다음 주를 돌아다니는 그런 아침이지요. 오늘 본문은 그 아침에 정확히 필요한 한마디를 들려줍니다. 산상수훈의 한가운데 자리한 본문인데요, 예수님께서 갈릴리 호숫가의 한 산비탈에 사람들을 앉히시고 천천히 들려주신 말씀입니다. 본문 바로 앞에서 예수님께서는 공중의 새와 들의 백합화를 차례로 가리키셨지요. 새는 심지도 거두지도 않는데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신다고 하셨고, 백합화는 길쌈도 수고도 하지 않는데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그 꽃 하나만 못하다고 하셨습니다. 그 새와 그 꽃이 등장하는 자리 바로 다음에 오늘 본문이 따라옵니다.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본문의 결을 잘 들여다보면, 예수님께서 '아무 걱정 없이 살라'고 권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본문 앞 구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하라'고 권하셨지요. 다시 말해 '내일 일을 위한 염려'를 거두는 자리에는 빈 공간이 남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는 마음'이 새로 들어차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머릿속에 미리 펼쳐 두었던 내일의 회의 자료를 잠시 접고, 그 자리에 오늘 하나님과의 첫 한마디를 살짝 놓아 두는 결이지요. 본문이 말하는 신앙은 '걱정의 부재'가 아니라 '집중의 이동'입니다. 본문에서 자세히 들여다볼 단어가 셋 있습니다. 먼저 '염려'에 사용된 동사 '메림나오'(μεριμνάω)부터 보겠습니다. 이 단어의 어원은 '메리스'(나뉘다)에 닿아 있는데요, 풀어 말하면 '마음이 여러 갈래로 쪼개진다'는 결입니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해야 하는데 머리 한쪽에서는 어제 회의의 잔상이, 다른 한쪽에서는 내일 발표의 부담이, 또 다른 한쪽에서는 다음 달 카드 명세서의 계산이 동시에 돌아가고 있는 그 상태이지요. 비유하자면 컴퓨터 화면에 창을 여덟 개쯤 동시에 띄워 둔 채 어느 창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그런 결입니다. 예수님께서 '염려하지 말라'고 하실 때, 그 권면은 '걱정의 분량을 줄여보라'기보다 '쪼개진 마음을 한 자리로 다시 모으라'에 가까운 것이지요. 두 번째는 '구하라'에 사용된 동사 '제테오'(ζητέω)입니다. 이 단어는 단순히 '찾다'가 아니라, 잃어버린 것을 절박하게 찾는 결을 담고 있습니다. 누가복음 15장에서 한 여인이 잃어버린 동전 한 닢을 찾기 위해 등불을 켜고 집 안 구석구석을 뒤지던 그 동사이지요. 다시 말해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는 권면 안에는, '하나님 나라를 마치 잃어버린 동전 한 닢을 찾듯이 절박하게 찾으라'는 결이 담겨 있는 셈입니다. 우리가 평소 회의 자료를 들여다보는 그 집중력으로, 발표 직전에 마지막 한 줄을 다듬는 그 정성으로 — 하나님과의 첫 만남을 그렇게 찾으라는 권면이지요. 세 번째는 '한 날의 괴로움'에 사용된 단어 '카키아'(κακία)입니다. 이 단어는 본래 '나쁨' '악함'을 가리키는 폭넓은 단어인데, 본문 자리에서는 '일상의 어려움' '하루치 짐'을 가리키는 결로 쓰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단어를 일부러 골라 사용하신 까닭은 무엇일까요. 본문이 말하는 '하루의 짐'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사실을 정직하게 인정하시는 자리이지요. '오늘 하루도 결코 만만하지 않다. 그러나 오늘의 짐은 오늘 안에서만 들어라. 내일의 짐까지 미리 짊어지지 말라' — 이것이 본문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가장 따뜻한 권면입니다. 💬 정동제일교회 천영태 목사님께서 지난 주일 사사기 7장 1절부터 14절까지를 본문으로 '사람의 수, 하나님의 계산법'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하셨습니다. 목사님께서는 기드온의 군대가 삼만 이천 명에서 일만 명으로, 다시 일만 명에서 삼백 명으로 줄어드는 그 장면을 천천히 짚으셨지요. 사람의 계산법으로는 누가 봐도 마이너스인데 하나님의 계산법으로는 도리어 플러스가 되는 그 자리 — 그것이 본문이 우리에게 들려주려는 신앙의 결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목사님의 한 문장이 마음에 길게 남았습니다. '사람의 수가 줄어들 때 우리는 절망하지만, 하나님은 그 자리에서 비로소 시작하십니다.' 마태복음 6장의 예수님께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자리도 같은 결입니다. 우리의 계산법으로는 '내일 일도 미리 챙겨두어야 마음이 놓이는데' 하지만, 하나님의 계산법으로는 '오늘 안에서 충실히 머무는 자가 결국 내일도 단단히 서더라'는 결이지요. 화요일 아침 본격적인 한 주를 시작하는 자리에서 이 두 말씀이 동시에 마음에 떠오릅니다. 내일의 무게는 내일의 하나님께 맡겨드리고, 오늘은 오늘 발 앞에 놓인 한 페이지부터 정성껏 들여다보는 일 — 그것이 본문이 권하는 가장 단단한 신앙의 자세입니다. 🙏 오늘의 기도 하나님, 화요일 아침 솔직히 고백합니다. 어제 월요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정신을 차려보니 하루가 다 흘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다시 책상 앞에 앉으니, 오늘의 한 페이지가 미처 펼쳐지기도 전에 머릿속에서는 이미 목요일의 회의, 금요일의 보고서, 다음 주의 발표가 차례로 떠올라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손에는 오늘이 들려 있는데 마음은 이미 내일과 다음 주에 가 있는 그런 아침입니다. 오늘 본문 앞에 가만히 멈추어 섭니다. 예수님께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을 때, 저는 그 한마디를 '걱정을 좀 줄여보라'는 가벼운 권유로만 들어왔음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본문이 말하는 결은 그보다 훨씬 깊은 자리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쪼개진 마음을 한 자리로 다시 모아 하나님의 나라를 먼저 구하는 일 — 그것이 본문이 진짜로 권하는 자리임을 받습니다. 오늘 하루 저의 마음이 여러 갈래로 쪼개지지 않게 하소서. 화면에 창 여덟 개를 동시에 띄워 두고 어느 창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그런 마음이 아니라, 잃어버린 동전 한 닢을 찾는 그 정성으로 하나님의 임재를 먼저 찾는 마음이 되게 하소서. 회의 자리에서, 받은편지함 앞에서, 동료가 건네는 한마디 앞에서 — 그 모든 자리마다 오늘의 자리에 단정히 머물게 하소서. 내일 일은 내일의 하나님께 맡겨드리겠습니다. 오늘의 짐만 오늘 안에서 들겠습니다. 내일 발표 자료의 무게가 미리 어깨에 얹히려 할 때, '오늘 안에서만 머물라'는 본문의 권면을 다시 떠올리게 하소서. 한 주가 끝날 무렵 돌아보았을 때, 미리 걱정해서 풀린 일은 하나도 없었고 오늘 안에서 정성을 다해 들여다본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결국 한 주의 결실이 되어 있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오늘 말씀을 삶으로 1. 오늘 출근 직후 첫 한 시간을 '한 가지 일'에만 쓰기로 정해 보세요. 메일 알림창을 잠시 끄고, 휴대전화를 책상 서랍에 넣어 두고, 오늘 가장 정성을 들여야 할 일 하나를 골라 그 일에만 집중해 보시는 것이지요. 본문이 말하는 '쪼개진 마음을 한 자리로 모으는' 자리가 사실 이렇게 작은 결단에서 시작됩니다. 2. 점심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 돌아오기 직전, 잠시 한 호흡을 천천히 내쉬고 '오늘 오후의 한 페이지' 하나만 다시 떠올려 보세요. 오후가 시작될 무렵 마음이 또 여러 갈래로 흩어지기 마련인데, 짧은 한 호흡 하나로 다시 오늘의 자리에 돌아오는 작은 의식이 됩니다. 3. 오늘 저녁 잠자리에 들기 직전, 내일 일을 미리 그려보려는 마음이 슬그머니 올라올 때 마태복음 6장 34절 한 절만 마음속으로 천천히 읊어 보세요.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짧은 한 절이지만, 잠드는 자리에서 어깨에 미리 얹혀 있던 내일의 무게가 한 단위쯤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 댓글로 아멘 한마디, 오늘의 QT 다짐을 나눠주세요! 함께 묵상하고 함께 성장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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