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1)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듭니다 — 월요일 아침의 한 줄' (시편 1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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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QT3개월 전0📖 오늘의 본문 — 시편 121:1-4 (개역개정)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여호와께서 너를 실족하지 아니하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이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이는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
💡 묵상 도우미
월요일 아침입니다. 어떤 마음으로 일어나셨는지요. 어쩌면 알람이 한 번 울렸다가, 다시 잠들었다가, 두 번째 알람에서야 무거운 몸을 일으키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버이 주일이 지나간 일요일 다음 날, 5월의 둘째 월요일이라는 한 주의 첫 아침이지요.
월요일 아침이 묘하게 무거운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일이 갑자기 많아진 것도 아니고, 동료들이 갑자기 까다로워진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일요일 저녁 무렵부터 어쩐지 가슴 한 켠이 묵직해지지요. 한 주 동안 처리해야 할 일들의 무게가 미리 어깨에 얹혀버린 것 같달까요. 회의실 풍경, 받지 못한 답장, 미뤄둔 결정들이 자고 일어났더니 그대로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그런 아침입니다.
오늘 본문 시편 121편은 그 무거운 월요일 아침에 정말 잘 맞춰진 노래입니다. 표제를 보면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라고 적혀 있는데요, 이 표제가 붙은 시편이 시편 120편부터 134편까지 모두 열다섯 편 있습니다. 매년 유월절, 오순절, 초막절이 되면 이스라엘 백성은 예루살렘 성전을 향해 순례길을 떠났는데, 그 길 위에서 부르던 노래들이지요.
순례길은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거친 산길을 며칠씩 걸어 올라가야 했고, 곳곳에 강도가 숨어 있었으며, 한낮의 햇볕은 무자비했고 밤이 되면 산속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결단이었던 길이지요. 그 길 위에서 한 사람이 잠시 멈춰 서서 무거운 머리를 들어 산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입을 엽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월요일 아침의 우리도 그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자리에 서 있습니다. 한 주라는 작은 순례길의 첫 걸음, 출근길 횡단보도 앞에서, 운전대를 잡은 채 빨간 신호 앞에서, 학교 정문을 들어서기 직전 한 번 더 숨을 고르며 — 그 모든 자리가 본문이 말하는 '눈을 드는 자리'입니다.
본문에서 자세히 들여다볼 단어가 셋이나 됩니다. 먼저 '눈을 들리라'에 사용된 동사 '나사'(נָשָׂא)부터 보겠습니다. 이 단어의 본래 결은 단순히 '바라보다'가 아니라 '무거운 것을 들어올리다'에 가깝습니다. 짐꾼이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짊어질 때, 군인이 깃발을 들어 올릴 때 쓰던 동사이지요. 다시 말해 '눈을 들다'라는 표현 안에는 이미 '시선을 들어올리는 일에도 힘이 든다'는 결이 담겨 있는 셈입니다. 비유하자면 무거운 머리를 한 번 들어 올리는 그 작은 결단이 본문이 말하는 '눈 듦'인 것이지요.
두 번째는 본문 전체를 지배하는 동사 '샤마르'(שָׁמַר)입니다. '지키다'로 번역되는 이 단어가 본문 짧은 구절 안에서만 두 번, 시편 121편 전체에서는 무려 여섯 번이나 반복됩니다. 그런데 '샤마르'의 결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CCTV 감시의 결이 아닙니다. 창세기 2장에서 하나님이 아담에게 에덴 동산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셨다'고 할 때 쓰인 바로 그 단어이지요. 다시 말해 정원사가 새벽마다 꽃잎의 이슬을 닦고 시든 잎을 조심스럽게 떼어내며 정원을 가꾸는, 그런 결의 '지킴'입니다. 차가운 감시가 아니라 따뜻한 돌봄에 가까운 보호이지요.
세 번째는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에 사용된 두 단어입니다. '졸다'는 히브리어 '눔'(נוּם)이고 '잠들다'는 '야쉔'(יָשֵׁן)입니다. '눔'은 잠깐 꾸벅 졸음이 오는 가벼운 상태를, '야쉔'은 깊이 잠드는 상태를 가리키지요. 시편 기자는 이 두 단어를 일부러 나란히 부정합니다. 잠깐 조시지도, 깊이 주무시지도 않으신다는 것이지요. 왜 굳이 이렇게 강조했을까요. 같은 시기에 이방 종교에서는 신을 깨우는 일이 가장 큰 숙제였기 때문입니다. 갈멜산에서 바알 선지자들이 새벽부터 한낮까지 부르짖으며 자기 몸을 상해가며 굿을 한 까닭도, 결국 '신을 깨우기 위함'이었지요.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깨울 필요가 없는 분이라는 사실 — 이것이 시편 121편이 이방 신앙과 분명하게 선을 긋는 자리입니다.
💬 지난 어버이 주일에 더사랑의교회 정지수 목사님께서 에베소서 1장 13-14절을 본문으로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았으니'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하셨습니다. 목사님은 '인치심'이라는 표현이 옛 시대에 왕의 문서에 도장을 찍어 그 문서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했던 그 결이라고 짚으셨지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은 그 순간 이미 하나님의 도장이 우리 안에 찍혀 있고, 그 도장은 우리의 신앙이 흔들리는 날에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목사님의 한 문장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여러분의 신앙이 약해질 때가 두려운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안에 찍힌 그 도장을 알아보지 못할 때가 두려운 것입니다.' 월요일 아침 다시 일상 앞에 선 우리에게 이 한 줄이 깊이 다가옵니다. 시편 121편이 말하는 '지키시는 하나님'과 에베소서 1장이 말하는 '인치심'은 결국 같은 자리를 가리키는 표현이지요. 졸지도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는 그분이, 우리가 잠든 새벽 세 시에도 우리 안에 찍어두신 그 도장을 변함없이 들여다보고 계신다는 사실 — 한 주의 첫 걸음을 떼는 자리에서 이것이 가장 큰 위로가 됩니다.
🙏 오늘의 기도
하나님, 월요일 아침 솔직히 고백합니다. 어제 저녁부터 어쩐지 가슴이 묵직했습니다. 한 주 동안 처리해야 할 일들이 미리 마음에 들어와 자리를 잡았고, 몇몇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고, 미뤄둔 결정 앞에서 마음이 또 머뭇거렸습니다. 일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지쳐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 앞에 멈추어 섭니다. 순례길 위의 한 사람이 무거운 머리를 들어 산을 바라보던 그 자리가 오늘 저의 자리이기도 함을 인정합니다. 그가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라고 묻고 곧바로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라고 답할 수 있었던 까닭은, 그가 평소에 그 답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임을 깨닫습니다. 저도 미리 알게 하소서. 한 주 첫 아침에 마음 깊은 곳에서 그 답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게 하소서.
오늘 하루 저를 지키시는 하나님의 결을 정원사처럼 받게 하소서. 차가운 감시가 아니라 따뜻한 돌봄으로, 시든 잎을 떼어주시고 새 잎을 틔워주시는 그 손길로 저의 평범한 하루를 만져주십시오. 회의 자리에서, 받은편지함 앞에서, 동료의 한마디 앞에서 — 그 모든 자리마다 졸지도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는 하나님께서 함께 계신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하소서.
이미 제 안에 찍힌 인치심의 도장을 오늘 다시 알아보게 하소서. 신앙이 약해지는 순간보다 그 도장을 잊고 사는 순간이 더 위태롭다는 그 한마디를 마음에 깊이 새기게 하소서. 한 주가 끝날 무렵 돌아보았을 때, 큰일은 없었어도 매 순간 저를 지켜주신 그 작은 흔적들이 저의 가장 큰 감사가 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오늘 말씀을 삶으로
1. 오늘 출근길 어느 한 순간, 일부러 한 번 고개를 들어 하늘이나 멀리 보이는 건물 너머를 바라봐 보세요. 거창한 묵상이 아니어도 됩니다.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라는 한 문장만 마음속으로 읊어 보시면 됩니다. 본문이 말하는 '눈을 듦'은 이렇게 시선의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됩니다.
2. 이번 한 주 동안 매일 아침 5분만 일찍 일어나, 그날의 첫 한마디를 시편 121편 한 절로 시작해 보세요. 1절부터 8절까지 하루에 한 절씩이면 충분합니다. 본문이 본래 순례길의 노래였듯, 우리의 한 주도 작은 순례임을 매일 새롭게 받아들이는 자리가 됩니다.
3. 오늘 하루 중 자기도 모르게 '내가 다 해야 한다'는 무거운 마음이 들 때, 잠깐 멈춰서 한 호흡을 천천히 내쉬어 보세요. 그리고 마음속으로 '졸지도 아니하시는 분이 지금 깨어 계신다'라는 한 문장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짧은 한 문장이지만, 어깨의 짐이 한 단위쯤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 댓글로 아멘 한마디, 오늘의 QT 다짐을 나눠주세요! 함께 묵상하고 함께 성장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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