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05/08) '잊혀질 수 없는 이름이 있습니다 — 어버이날 아침의 묵상' (이사야 49:15)

매일QT4개월 전0
📖 오늘의 본문 — 이사야 49:15 (개역개정) 여인이 어찌 그 젖 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 💡 묵상 도우미 오늘이 어버이날입니다. 카네이션 한 송이의 사진 한 장이 가족 단톡방에 올라오고, 멀리 계신 부모님께 전화 한 통을 드려야 할 것 같은 그런 아침이지요. 한편 마흔, 쉰을 지나는 분들에게 이 날은 조금 복잡합니다. 부모님은 점점 야위어 가시고, 자녀는 어느새 머리만큼 커서 부모의 손을 슬며시 놓는 나이에 이르렀으며, 정작 본인은 그 사이에서 어디에도 온전히 기대지 못하는 자리에 서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런 5월의 한복판에서 우리에게 한 가지 그림을 건네줍니다. 젖먹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지요. 이사야 49장의 배경은 바벨론 포로기입니다. 이스라엘은 70년 가까이 타국 땅에서 살며, 자기들이 정말 하나님께 잊혀진 민족은 아닐까 의심하던 시기였습니다. 본문 바로 앞 14절에서 이스라엘은 이렇게 탄식합니다. '여호와께서 나를 버리시며 주께서 나를 잊으셨다.' 그 깊은 탄식 앞에서 하나님은 즉답하지 않으십니다. 대신 한 장면을 보여 주시지요. 막 태어난 갓난아이를 품에 안은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그러고는 조용히 물으십니다. '이 어머니가, 자기 가슴에 매달려 젖을 먹는 이 아이를 잊을 수 있겠느냐.' 답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럴 수 없지요. 어머니는 길을 가다가도 멈추고, 자고 있다가도 깨며, 식사 중에도 먼저 아이를 챙기는 분이니까요. 그런데 본문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갑니다.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사람의 사랑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정직하게 인정하는 표현이지요. 어머니도 사람이기에 늙으시고, 병드시고, 때로는 기억을 놓치기도 하십니다.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저 사람이 가진 한계 때문에요. 우리 부모님을 떠올려 보아도 그렇습니다. 그분들의 사랑은 깊었지만, 그분들도 결국 누군가의 자녀였고, 한 사람의 인생이었으니까요. 여기서 한 단어를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긍휼히 여기다'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라함'(רחם)인데요, 이 단어는 '레헴'(רֶחֶם), 즉 '자궁'이라는 단어와 같은 어근에서 나옵니다. 다시 말해, 성경이 말하는 '긍휼'은 단순히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아니라 '내 몸에서 직접 나온 생명을 향한, 가장 본능적이고 가장 깊은 사랑'이라는 결을 가지고 있지요. 비유하자면 이런 사랑입니다. 한밤중 아이의 작은 기침 소리에 누구보다 먼저 눈이 떠지는 어머니의 잠귀 같은 것 — 머리로 결심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몸이 먼저 반응하는 그 사랑이지요. 라함은 그렇게 자기 안 가장 깊은 곳에서 출렁이며 올라오는 사랑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잊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샤카흐'(שָׁכַח)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망각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흐릿해지는 망각을 뜻합니다. 사람의 기억은 그렇게 옅어지지요. 처음에는 또렷하던 얼굴도, 시간이 지나면 윤곽만 남고, 더 시간이 지나면 그 윤곽조차 흐릿해집니다. 그러나 본문의 결정적인 한 줄은 이것입니다.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 한국어로 부드럽게 번역되었지만 히브리어 원문은 강한 부정사 '로'(לֹא)를 사용해 거의 단호한 어조로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결단코 너를 잊지 않는다'에 가까운 결이지요. 인간의 사랑에는 한계가 있지만, 하나님의 사랑은 그 한계를 가지지 않으신다는 선언입니다. 💬 한성교회 도원욱 목사님께서 지난 주일 시편 127편 3절을 본문으로 '하나님의 선물, 그 이름은 아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하셨습니다. 목사님은 우리 모두가 한때 누군가의 품에 안긴 '하나님의 선물'이었음을 잊지 말라고 짚으셨지요. 부모가 자녀를 짐이 아니라 기업으로 받아들이는 그 순간, 자녀의 인생도 비로소 자기 자리를 찾는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목사님의 한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부모님을 떠올리며 마음이 시리다면, 그것은 우리도 한때 누군가에게 그런 선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버이날 아침에 이 한 줄이 깊이 와닿습니다. 부모님의 그 깊은 사랑조차 결국 우리를 잊지 않으시는 하나님 사랑의 작은 그림자였다는 사실 — 그것이 본문이 우리에게 들려주려는 가장 따뜻한 위로가 아닐까 싶습니다. 🙏 오늘의 기도 하나님, 오늘 아침 솔직히 고백합니다. 어버이날이라는 이 하루가 마냥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부모님의 굽은 등이 자꾸만 눈에 밟히고, 그분들께 더 잘해 드리지 못한 시간들이 한꺼번에 떠오르는 아침입니다. 어떤 분은 이미 곁에 계시지 않아 카네이션을 드릴 자리조차 사라진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 빈자리를 안고 살아가는 마음에 주님의 위로를 부어 주소서. 오늘 본문 앞에 멈추어 섭니다. 자기 태에서 난 자식을 결코 잊을 수 없는 어머니의 사랑보다 더 깊고 더 단단한 사랑으로 저를 안고 계신 주님을 만납니다. 사람의 사랑에는 한계가 있지만, 주님의 사랑은 한계가 없으시다는 그 한 줄이 오늘 제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웁니다. 저는 종종 이런저런 일들로 잊혀진 사람처럼 느껴지곤 했습니다. 분주한 일터에서, 떠나가는 관계 속에서, 무심한 시간 안에서 '나는 잊혀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이 분명히 말씀해 주십니다. 사람은 잊을지라도, 주님은 결단코 저를 잊지 않으신다고요. 그 사실 하나가 오늘 하루를 살아낼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5월 8일 오늘, 부모님께 진심을 담은 한 통의 전화를 드릴 용기를 주소서. 그분들의 사랑이 사실은 주님 사랑의 작은 그림자였음을 깨닫고, 늦었더라도 그 사랑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게 하소서. 그리고 부모로 살아가는 저 자신의 자리에서도, 주님께서 저를 안으신 그 라함의 마음으로 제 곁의 사람들을 품을 수 있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오늘 말씀을 삶으로 1. 오늘 부모님께 형식적인 인사 대신 단 한 문장이라도 진심을 담은 말씀을 전해 보세요. 통화가 어려우시면 손글씨 한 줄도 좋습니다. '엄마, 그 시절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같은 한 줄이 평생 부모님의 가슴에 남습니다. 2. 이미 곁에 계시지 않은 부모님이 계시다면, 오늘 잠깐 시간을 내어 그분과 함께한 가장 따뜻한 기억 하나를 종이에 적어 보세요. 라함의 사랑은 시간을 넘어 지금도 우리 안에 살아 숨 쉽니다. 3. 잠들기 전 거울 앞에 서서 한 번만 자신에게 말해 보세요. '나는 잊혀지지 않은 사람이다.' 사람은 잊을지라도, 주님은 결코 잊지 않으십니다. 그 한 문장이 내일을 살아갈 힘이 됩니다. ✍️ 댓글로 아멘 한마디, 오늘의 QT 다짐을 나눠주세요! 함께 묵상하고 함께 성장해요 🙏
0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