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3) '시각의 시대, 다시 듣기로 — 흔들리는 마음에 닻을 내리는 한 줄' (로마서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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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QT4개월 전1📖 오늘의 본문 — 로마서 10:17 (개역개정)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
💡 묵상 도우미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무엇을 보셨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알람을 끄려 폰을 집어 들었을 테고, 그 짧은 사이에 인스타 미리보기, 안 읽은 톡 알림, 자동 재생된 짧은 클립 — 적게 잡아도 대여섯 개의 시각 자극이 머리 속을 스쳤을 것입니다. 5월의 첫 주일 아침, 아직 묵상의 자리에 닿기도 전에 우리 눈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본 뒤지요.
이건 우리 시대의 풍경입니다. 영상의 시대, 짧은 클립의 시대, 무엇이든 '보여주는' 것이 진리처럼 통하는 시대. 그래서 우리는 자주 묻게 됩니다. 이 시대에 신앙은 어디에 닻을 내려야 할까. 매일 쏟아지는 시각 자극 속에서 마음의 중심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오늘 본문은 그 질문에 짧지만 단단한 답을 줍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 바울이 로마서 10장에서 이 한 줄을 적은 배경은 흥미롭습니다. 1세기 로마의 신자들도 결코 단순한 시대를 살지 않았어요. 황제 숭배의 화려한 행렬, 콜로세움의 자극적인 볼거리, 광장에 줄지어 선 우상의 조각상 — 바울 시대 역시 시각이 지배하는 도시였지요. 그 한복판에서 바울은 '믿음은 보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못 박은 셈입니다.
이 구절에는 두 단어를 따로 들여다볼 가치가 있습니다. '들음'은 헬라어로 '아코에'(ἀκοή)인데요, 흥미롭게도 단순한 청각만 뜻하지 않습니다. '소식'이라는 의미를 함께 품지요. 그러니 '들음에서 난다'는 말은 '누군가의 소식이 내게 도달해야 비로소 시작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편 '그리스도의 말씀'에서 '말씀'은 '레마'(ῥῆμα) — 책에 박힌 활자가 아니라 누군가의 입에서 살아 발화된 말씀을 가리키지요.
쉽게 풀자면 이렇습니다. 라디오를 한번 떠올려 보세요. 좋은 음악이 전파를 타고 흘러도 수신기를 켜지 않으면 들리지 않지요. 우리 믿음은 꼭 그 라디오를 닮았습니다. 바깥세상이 아무리 시끄럽고 화려한 영상으로 채워져도, 그 채워짐만으로는 단 1g의 믿음도 자라지 않아요. 누군가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 살아있는 말씀이 내 귓전에 도달하고, 내가 그 주파수에 마음을 맞출 때 — 그제서야 '아코에'가 시작됩니다.
여기서 우리 시대가 놓친 것이 무엇인지 보입니다. 우리는 너무 많이 '봅니다.' 그러나 정작 '듣지' 않습니다. 시각은 빠르고, 자극적이며, 즉각적이지만 — 동시에 휘발성이 큽니다. 한 시간 전에 본 릴스 내용을 떠올려 보세요. 거의 기억나지 않지요. 반면 어머니가 어릴 적 해주셨던 한 마디, 어떤 설교에서 들은 한 줄은 십 년이 지나도 마음에 새겨져 있습니다. 듣는 말은 마음 깊은 곳까지 닿기 때문이에요.
💬 최근 설교에서 만난 말씀
더사랑의교회 이인호 목사님께서 4월 26일 주일설교에서 「시각의 세상, 청각으로 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영상과 이미지가 영혼을 끌고 가는 시대에, 성경의 신앙은 늘 '들으라'에서 시작된다는 시대 진단이었지요. 시각이 지배하는 시대일수록 매일 단 몇 분이라도 말씀을 소리 내어 읽고 다시 귀로 듣는 자리를 회복하자는 권면이었는데요, 이 메시지가 바로 오늘 본문 한 줄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본다는 것은 욕망을 자극하지만, 듣는 것은 순종을 부른다는 통찰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우리 세대가 영상에 흔들릴수록, 거꾸로 더 작은 자리에서 더 살아있는 한 마디(레마)를 들어야 한다는 말씀이지요.
5월의 첫 주일, 신록이 짙어지고 가정의 달이 시작되는 이 아침에 한번 결심해 봅시다. 이번 한 주, 단 한 구절이라도 좋습니다. 본문을 눈으로만 스치지 말고 — 입으로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 그리고 그 소리를 내 귀가 다시 듣게 해 보세요. 그렇게 들은 한 줄이 영상 100개보다 훨씬 깊이 우리 영혼을 흔들 것입니다.
🙏 오늘의 기도
하나님,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저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본 뒤에 주님 앞에 섰습니다. 알람을 끄러 들었던 폰 화면, 무심코 넘긴 피드, 자동으로 재생된 짧은 영상들 — 그 사이를 헤매다 보니 정작 마음에 남은 한 마디가 없습니다. 시각의 자극은 빠르게 들어왔다 빠르게 빠져나갔고, 저는 가득 찬 듯하지만 텅 빈 채로 이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오늘 본문 앞에서 제 위치를 다시 확인합니다. 믿음은 보는 것에서 자라지 않고, 듣는 것에서 자란다는 한 줄 앞에서요. 제 영혼이 무엇으로 자라고 있는지를 정직하게 들여다보게 하소서. 그리고 이번 한 주, 단 한 구절이라도 좋으니 입으로 소리 내어 읽고 그 소리를 다시 귀로 받아내는 자리를 허락해 주시옵소서.
5월의 첫 주일, 가정의 달의 문턱에서 가족과 이웃을 다시 보게 하소서. 그들의 말을, 그들의 한숨을, 그리고 그들 너머에서 들려오시는 주님의 음성을 마음으로 듣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오늘 말씀을 삶으로
1. 오늘 본문(롬 10:17) 단 한 구절을 입으로 소리 내어 세 번 읽어 보세요. 처음엔 활자였던 말씀이 두 번째에는 소리가 되고, 세 번째에는 마음에 새겨집니다.
2. 잠들기 전 30분, 폰을 손에서 내려놓고 아무것도 보지 않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시각의 자극을 비워야 비로소 청각이 살아납니다.
3. 이번 한 주,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의 이야기를 끊지 않고 끝까지 듣는 연습을 한 번이라도 해 보세요. 사람의 말을 듣는 훈련이 곧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훈련의 시작입니다.
✍️ 댓글로 아멘 한마디, 오늘의 QT 다짐을 나눠주세요! 함께 묵상하고 함께 성장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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