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05/02) '기쁨은 좇지 않습니다 — 은혜로 받는 선물입니다' (로마서 14:17)

매일QT4개월 전0
📖 오늘의 본문 — 로마서 14:17 (개역개정)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 💡 묵상 도우미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5월의 두 번째 날, 창밖 신록은 한껏 짙어지는데 마음 한 켠은 어쩐지 무겁지 않으신지요. 5월은 매년 '가정의 달'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밝은 표정을 요구하는 듯한 계절입니다. 어버이날, 어린이날, 스승의 날 — 챙겨야 할 자리는 줄지어 서 있고, 그 사이에서 우리는 자주 묻게 되지요. '나는 지금 정말 기쁜가, 아니면 기쁜 척하고 있는가.' 오늘 본문은 그 질문에 정면으로 답을 줍니다. 로마서 14장은 작은 다툼으로 들끓던 1세기 로마 교회를 향한 바울의 편지입니다. 어떤 성도는 우상에게 바쳐졌을지 모르는 고기를 양심 때문에 피했고, 또 어떤 성도는 모든 음식이 깨끗하다며 자유롭게 먹었지요. 양쪽 다 신앙적인 이유였지만, 결과는 서로를 비판하고 정죄하는 것이었습니다. 1세기 로마 교회만의 풍경이 아니지요. 우리 가정 안에서도 '신앙의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운함이 쌓이고, 우리 교회 안에서도 '예배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갈등이 솟아나니까요. 바울은 그 다툼의 한복판에서 한 줄로 정리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본질이 아닌 것에 본질의 무게를 싣지 말라는 권면이지요. 그러면 본질은 무엇인가. 의와 평강과 희락 — 그것도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입니다. 여기서 한 단어가 마음에 박힙니다. '희락'으로 번역된 헬라어는 '카라'(χαρά)인데요, 흥미롭게도 이 단어는 '은혜'를 뜻하는 '카리스'(χάρις)와 한 뿌리에서 나옵니다. 마치 은혜와 기쁨이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자매처럼 말이지요. 다시 말해 카라는 우리가 만들어내는 감정이 아니라, 은혜의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빛깔이라는 뜻입니다. 세상이 흔히 '기쁨'이라 부르는 것은 보통 '헤도네'(ἡδονή)인데, 이건 자극에서 오는 쾌감입니다. 맛있는 음식, 좋은 평가, 새 옷 — 외부에서 들어와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것들이지요. 헤도네는 떨어지면 다시 채워야 하기에 늘 다음 자극을 좇게 됩니다. 그러나 카라는 다릅니다. 카라는 안에서 차오르는 것이고, 환경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으며, 무엇보다 우리가 노력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 안에 있는' 희락이라는 표현 — 헬라어 '엔 프뉴마티'(ἐν πνεύματι)는 단순히 '성령으로부터'가 아니라 '성령이라는 공간 안에 머물 때'라는 결을 가지지요. 햇볕이 드는 자리에 들어선 사람의 등이 자연스럽게 따뜻해지듯, 성령이라는 자리에 머무는 사람에게서 카라는 그저 배어 나옵니다. 5월 첫 주말, 우리가 가족 식탁 앞에서 '왜 나는 충분히 기쁘지 않은가'라며 자책하기 전에 한 박자만 멈춰 보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헤도네를 좇느라 카라를 놓치고 있는지도 모르니까요. 더 많이 챙기고, 더 좋은 선물을 준비하고, 더 환하게 웃으려 애쓰는 그 자리에서 — 정작 우리가 머물러야 할 '성령의 자리'는 비어 있을지도 모르지요. 💬 최근 설교에서 만난 말씀 새문안교회 이상학 목사님께서 지난 주일 바로 이 본문을 가지고 '기쁨의 신앙(3) — 기쁨은 좇는 것이 아니라 은혜의 선물이다'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하셨습니다. 목사님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기쁨은 노력해서 얻어내는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짚으셨지요. 자기계발서가 가르치는 기쁨, SNS가 보여주는 기쁨, 광고가 약속하는 기쁨 — 이 모든 것이 결국 '더 잘하면, 더 가지면, 더 보이면' 손에 들어온다는 식의 메시지인데, 본문이 말하는 카라는 그와 정반대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목사님의 한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기쁨은 좇으면 멀어지고, 은혜의 자리에 앉으면 가만히 곁에 와 앉습니다.' 우리가 기쁨을 추적하는 사냥꾼이 되는 순간 카라는 헤도네로 변질되어 버리고, 다시 더 큰 자극을 찾아 헤매게 된다는 것이지요. 반면 우리가 그저 성령의 자리에 머무는 사람이 되면, 기쁨은 우리가 부르지 않아도 옆자리에 와 앉는다는 말씀이 깊이 남았습니다. 🙏 오늘의 기도 하나님, 오늘 아침 솔직히 고백합니다. 저는 자주 기쁨을 만들어내려 애써왔습니다. 더 좋은 결과를 손에 쥐면 기뻐질 거라 믿었고, 가족이 더 잘 따라주면 평안해질 거라 기대했고, 모든 일이 제 계획대로 풀리면 그제서야 웃을 수 있을 거라 셈해왔습니다. 그러나 그 기쁨은 손에 잡히는 순간 또 다른 결핍을 데려왔고, 저는 늘 다음 것을 좇는 사냥꾼이 되어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 앞에 멈추어 섭니다. 하나님 나라는 먹고 마시는 외형이 아니라,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는 그 한 줄 앞에서요. 제가 좇아온 것이 헤도네였음을, 정작 머물러야 할 자리는 성령의 자리였음을 깨닫습니다. 5월의 두 번째 날, 신록이 짙어지는 이 계절에 제 마음에도 카라가 짙어지게 하소서. 무엇을 얻어서가 아니라, 주님 곁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차오르는 그 기쁨을 회복하게 하소서. 가족과 마주 앉을 때, 직장에서 사람들과 부딪칠 때, 혼자 조용히 식탁 앞에 앉을 때 — 그 모든 자리에서 제가 만들어내는 기쁨이 아니라 받아 누리는 기쁨으로 살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오늘 말씀을 삶으로 - 오늘 하루, 기쁨을 만들어내려 무리하지 마시고 단 5분이라도 조용히 앉아 '주님 앞에 머무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카라는 이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 가족이나 동료 중 한 사람에게 '오늘 너 덕분에 잠깐 미소가 났다'는 짧은 말 한마디를 건네 보세요. 받은 은혜를 흘려보내는 자리에서 카라는 더 깊어집니다. - 잠들기 전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내가 좇은 것은 헤도네였는가, 머물러 받은 카라였는가' 한 줄 일기로 적어 보세요. 자기 마음의 결을 알아차리는 것 자체가 묵상의 시작입니다. ✍️ 댓글로 아멘 한마디, 오늘의 QT 다짐을 나눠주세요! 함께 묵상하고 함께 성장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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