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04/29) '끝까지 그 손을 — 시작보다 어려운 마지막 한 걸음' (역대하 16:8-9)

매일QT4개월 전0
📖 오늘의 본문 — 역대하 16:8-9 (개역개정) 구스 사람과 룹 사람의 군대가 크지 아니하며 말과 병거가 심히 많지 아니하더이까 그러나 왕이 여호와를 의지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왕의 손에 넘기셨나이다 여호와의 눈은 온 땅을 두루 감찰하사 전심으로 자기에게 향하는 자들을 위하여 능력을 베푸시나니 왕이 이 일에는 망령되이 행하였은즉 이후부터는 왕에게 전쟁이 있으리이다 하매 💡 묵상 도우미 수요일 아침입니다. 한 주의 정확히 한가운데, 월요일의 다짐도 화요일의 의욕도 살짝 풀려버리는 그 자리에 서 계시지 않으십니까. 새해 첫날 손에 꼭 쥐었던 결심들, 작년 송구영신예배에서 흘렸던 그 눈물의 기도, 두 달 전 큐티 노트에 또박또박 적어 두셨던 결단 — 그 시작들은 분명 진심이었는데 지금 어디로 갔는지 가만히 헤아려 보시면 살짝 멋쩍어지는 시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자리에 서 있는 우리에게 한 임금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유다 왕 아사이지요. 그는 여로보암의 우상숭배가 거리마다 들어차 있던 시대에 등장해 무려 삼십오 년 동안 한결같이 하나님만 섬긴 임금이었습니다. 산당을 헐고, 어머니의 우상까지 깨뜨리고, 백만의 구스 군대가 쳐들어왔을 때에도 두 손을 들어 '여호와여 강한 자와 약한 자 사이에는 도울 자가 주밖에 없사오니'라고 부르짖던 사람입니다. 결과는 압도적인 승리였지요. 그런데 본문은 삼십육 년 차의 아사를 보여줍니다. 북이스라엘 바아사가 국경에 라마 성을 쌓고 압박을 시작하자 그는 이번에는 무릎을 꿇지 않습니다. 성전과 왕궁의 보물을 꺼내 아람 왕 벤하닷에게 보내며 정치 동맹을 맺는 길을 택하지요. 그 거래는 표면적으로 성공합니다. 바아사는 물러갔고, 라마의 돌은 도리어 유다의 성을 쌓는 데 쓰였습니다. 잘 끝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바로 이 자리에 선견자 하나니가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가 던진 한마디가 본문 8절의 그 질문이지요. '구스 사람과 룹 사람의 군대가 크지 아니하며 말과 병거가 심히 많지 아니하더이까.' 너의 첫 승리, 그 백만 군대 앞에서의 압도적인 기적을 잊었느냐는 물음입니다. 한 번 잡았던 그 손을 왜 이번에는 놓아 버렸느냐는 안타까움이지요. 여기서 9절의 한 단어가 마음을 가만히 잡아챕니다. '전심으로 자기에게 향하는 자'라고 번역된 그 표현은 히브리어로 '레바브 샬렘'(לֵבָב שָׁלֵם)입니다. '레바브'는 마음, '샬렘'은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 '샬롬'과 같은 어근에서 나온 말로 '온전함', '쪼개짐 없는 완전함'을 뜻하지요. 쉽게 풀어 드리면 레바브 샬렘은 '한 조각도 떼어 두지 않은 마음'입니다. 일을 할 때 한 손에 휴대폰을 쥐고 있으면 다른 손의 일이 헐거워지듯이, 마음을 두 군데로 나누어 두면 그 어디도 100퍼센트가 되지 못하는 그 결을 떠올려 보시면 가깝습니다. 아사가 첫 위기에서 보여준 마음은 레바브 샬렘이었습니다. 도울 자가 오직 주밖에 없다는 단 한 자리에 모든 것을 걸었던 마음이지요. 그러나 두 번째 위기 앞의 그는 한 조각을 슬쩍 아람 왕에게 떼어 두었습니다. 그 작은 분할이 그의 신앙 전체를 흔든 것이지요. 💬 최근 설교에서 만난 말씀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님께서 지난 주일 바로 이 본문, 역대하 16장 1절부터 10절까지를 가지고 '잡을 것을 잡아야'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하셨습니다. 목사님은 아사의 비극이 '신앙이 없어서'가 아니라 '신앙이 도중에 놓아진 자리에서' 시작되었다고 짚으셨지요. 처음에는 잘 잡았던 손을 위기 앞에서 슬그머니 놓고, 더 손에 잡히는 다른 줄을 잡았던 그 한 번의 선택이 결국 평생을 받쳐 온 신앙의 골격을 흔들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목사님의 한 문장이 오래 남았습니다. '잡을 것을 잡지 않으면, 결국 잡지 말아야 할 것을 잡게 됩니다.' 우리가 매일의 짧은 위기에서 어느 손을 먼저 내미는지 — 그 사소한 반복이 신앙의 색깔을 만든다는 사실 말이지요. 그리고 본문 9절의 약속은 그렇게 한 손을 놓치지 않은 자에게 주어집니다. 여호와의 눈이 온 땅을 두루 감찰하시며 능력을 베푸시는 그 대상은 거창한 결단을 한 사람이 아니라 '레바브 샬렘'을 끝까지 지킨 사람이라는 것이지요. 🙏 오늘의 기도 하나님, 한 주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수요일 아침을 열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저는 시작은 잘 하는 사람이었는데 끝까지 가는 일에는 늘 약한 사람이었습니다. 새해의 결단은 봄이 오면 흩어졌고, 주일의 은혜는 월요일 회의실 앞에서 식어 갔으며, 어젯밤의 기도는 오늘 아침 출근길의 짜증으로 너무 빨리 지워졌지요. 주님, 아사 왕의 모습이 너무 제 모습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처음의 그 고백, '도울 자가 주밖에 없사오니'라던 그 외침이 분명 진심이었는데, 막상 두 번째 위기가 오면 저는 어느새 다른 손을 더듬고 있었습니다. 더 빠른 길, 더 손에 잡히는 방법, 더 사람이 인정해 줄 만한 답을 향해서 마음 한 조각을 슬쩍 떼어 두고 있었습니다. 오늘 하루, 제 마음이 레바브 샬렘이 되기를 원합니다. 큰 결단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한 번의 회의 자리에서, 한 통의 답장 메시지에서, 한 끼 식사 앞의 짧은 감사에서 — 그 작은 자리마다 마음 한 조각도 떼어 두지 않고 주님께만 향하게 해주십시오. 시작뿐 아니라 끝까지, 오늘 하루뿐 아니라 내일도 모레도, 끝까지 그 한 손을 놓지 않게 붙잡아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오늘 말씀을 삶으로 1. 출근길 또는 일과를 시작하기 전, 작년 또는 올해 초에 적어 두셨던 신앙의 결심 한 가지를 떠올려 보시고 그중 지금 가장 헐거워진 한 가지를 솔직하게 인정해 보세요 — 멋쩍더라도 그 인정이 다시 잡는 첫 발걸음이 됩니다 2. 오늘 마주하실 한 가지 작은 위기 앞에서 — 답장이 늦은 동료, 막힌 프로젝트, 가족과의 짧은 다툼 — 평소처럼 빠른 손을 먼저 내밀기 전에 단 30초만 멈추시고 '이 자리에서 제가 잡아야 할 손은 어느 쪽입니까' 짧게 여쭤 보세요 3. 잠들기 전 휴대폰을 잠시 내려놓으시고 오늘 하루 마음 한 조각이 어디로 떼어져 있었는지 가만히 돌아보세요 — 비난의 시간이 아니라 내일은 그 한 조각도 끌고 와 함께 주께 드리겠다는 결의 한 줄을 적어 두시면, 그 한 줄이 한 달 뒤의 신앙을 다르게 만들어 줍니다 ✍️ 댓글로 아멘 한마디, 오늘의 QT 다짐을 나눠주세요! 함께 묵상하고 함께 성장해요 🙏
0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이 필요해요